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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후 이혼 급증…'부부갈등' 심리전문가가 알려주는 8가지 예방법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오랜만에 만나기 때문에 어디서든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가족간 갈등은 부부싸움으로도 이어져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1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추석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절 갈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부싸움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최근 추모공원 분당메모리얼파크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형제자매나 친인척 문제가 28%로 가장 컸습니다. 또 시댁 또는 처가댁 간의 형평성(24%), 고부 갈등(16%), 집안 예법 문제(14%)가 뒤를 이었습니다.

부부 둘만의 싸움은 서로 노력하면 원활하게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댁 또는 처가댁의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친인척이 연관된 집안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부당하고 힘든 상황을 계속 참고 견디다가 결국 문제가 폭발해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죠.

법으로 해결하는 일 중 이혼은 그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텐데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가정 전문가들은 마음가짐이나 대화방식을 바꿔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이버 법률이 부부심리 전문가 김지영 원장과 함께 명절이 두려운 부부들을 위한 갈등 해결법을 알려드립니다.

1. 양가 부모님 선물 등 충분히 상의하기

“명절 부모님 용돈 얘기를 하는데 남편이 시댁엔 20만원을 드리고 처가댁엔 10만원만 드리자네요. 친정을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해요.”

지난 설에 시댁에 갈 땐 소고기 사가고, 친정에는 과일 사가길래 싸웠어요.”

아내들은 양가의 형평성 문제로 섭섭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한쪽 부모님에게 용돈을 더 드리고 다른 쪽 부모님에게는 덜 드릴 때 감정문제로 이어지는 건데요. 이 때 부부갈등은 더욱 커지게 되고, 그동안 불만스러웠던 점들이 명절에 한 번에 폭발하면 부부싸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절에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나 선물을 준비하기 전에 부부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될 수 있는 한 동일한 수준의 용돈이나 선물을 준비해 시댁 또는 처가댁 간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감정적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는 방법입니다.

2. 어른 잔소리, 긍정적 대답 후 생각 말하기

명절에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음식은 이렇게 해라”, “상차릴 땐 이렇게 해라 등의 잔소리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는데요. 

이럴 때 힘들더라도 우선은 긍정적인 대답을 한 후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보다는 어머니 제가 잘 몰랐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 잘 해볼께요 라고 대답한다 어머니도 기분이 좋으시고 대화도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물론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지적하거나 평가하는 말보다는 우리 며느리 예쁘게 잘하네와 같은 칭찬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어른 지시 못 따른다면 허락할 여지 주기

시어머니께서 명절 전날 음식을 준비하러 오라고 연락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 갈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아랫사람에게 지시를 내리면 즉각 복종하는 것이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놓고 지시 내용을 거절하면 시어머니는 괘씸한 마음이 들어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시부모와의 대화에서 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요령이 필요합니다. 일단 며느리인 제가 명절 전날 가서 음식을 해야 하는데요라고 지시 내용을 복창한 뒤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회사가 허락해주지 않네요. 어머니, 어쩌죠?”라고 말해서 명절 전날 시댁에 못 가는 상황에 대해 시어머니가 허락할 여지를 줘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양해를 구하면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충분히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있다고 여기고 양해를 해주면 자신이 좀 더 어른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4. 남편도 가사노동 함께, 성평등 문화 만들기

내가 할 일 없을까?”라는 남편의 진심 어린 태도는 아내의 피로를 녹입니다. 명절 부부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크게 늘어난 가사노동이 여성에게 몰린다는 겁니다. 

가족간 역할을 분담하거나 당번제 등을 실시해 명절 노동의 짐을 나눠질 필요가 있습니다. 맞벌이가 증가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남녀 역할 구분이 의미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명절과 제사에서 남성이 우선시되고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옛 얘기가 됐습니다. 따라서 성평등한 명절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남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또 시댁에서 이방인처럼 느끼는 아내를 위해 아내의 옆자리를 지키는 남편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음식 준비하느라 힘들고 어른들의 눈치를 보느라 힘들어하는 아내의 옆에서 함께 일을 하며 아내가 힘든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옆에 있어준다면 아내의 마음이 덜 외롭고 덜 지칠 것입니다. 

실제 많은 아내들이 시댁에서 혼자 남겨진 느낌을 받을 때 더욱 힘들고 지치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5. 남편 걱정하는 부모님, 갈등 키우지 않기

명절에는 시댁 부모님을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며느리에게 아이는 언제 낳을 거니?”, “남편 밥은 잘 해주고 있니?”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지만, 며느리는 괴롭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 화를 내거나 반발을 하면 감정만 나빠지게 되는데요. 예컨대 “아이가 빨리 보고 싶으신가 보네요. 다음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라고 부모님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부드럽게 대답한다면 부모님의 마음도 안심이 되고 고부간의 갈등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가족들에게 배우자 험담 늘어놓지 않기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에게 아내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맞장구는 아내나 남편의 장점은 사라지게 하고 단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요. 

말이 꼬리를 물다보면 "이런 사람이랑 사느니 혼자 사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게 되면 부부간 서로의 믿음보다는 다른 사람의 판단이 더 크게 다가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말을 배우자가 듣게 된다면 배우자는 자존심이 상하고 서운해지고 불만이 쌓여 부부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배우자의 좋은 점이나 장점을 칭찬하는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가족들도 배우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배우자를 대하는 태도가 좋아져 결국 배우자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7. 아내의 명절 고통 공감해주기

명절후 아내를 화나게 하는 대표적인 말은 "그깟 부엌일이 뭐가 힘들다고 그래?"라는 남편의 말입니다. 아내는 명절 기간 힘든 감정을 해소하고 위로받고 싶어 말을 꺼냈는데, 이처럼 공감하지 못하는 대답은 아내의 심정을 무시하게 됩니다. 아내는 감정이 풀리기는커녕 서운함과 불만까지 생기게 되는 거죠. 

이럴 때 남편이 아내의 심정을 생각해보고 "그래 당신 정말 힘들었구나!" 라고 맞장구를 쳐주면 아내의 마음은 금방 풀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힘들다고 하소연할 때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이번 명절에도 정말 고생 많았어. 역시 우리 아내뿐이야.", "당신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여보, 고맙고 사랑해" 등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명절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이 한결 편안하고 훈훈해질 것입니다. 

8. 남편 수고에 감사하는 말 하기

남편 역시 명절 스트레스가 큽니다. 장거리 운전과 교통체증, 시어머니와 며느리 또는 장모와 사위 간 갈등, 아내의 잔소리 등 때문입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참거나 담배나 술로 달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됩니다. 

이럴 때 아내들이 "여보 장거리 운전하느라 고생많았지? 내가 어깨 안마 좀 해줄까?"라고 말한다거나 "우리가족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운전해줘서 고마워"라고 대답해 보세요. 그러면 남편들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대화도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고맙다"는 말은 갈등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갈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으며 서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갈등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평소에 갈등해결을 잘 하는 부부들은 명절에 생기는 갈등도 잘 해결해 나갑니다. 평소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며, 긍정적인 표현을 많이 해주는 부부들은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갈등상황에서도 서로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건설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명절이 두려운 부부라면 이번 설,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말 한마디 연습해 보는 건 어떨까요?